July 7, 2018

EMPTY INTO
 

  지금은 사라진, 대전의 대안 전시 공간 반지하에서 첫 개인전을 마치고 한송준 작가는 작업의 근거지를 경기도 양평으로 옮겼다. 조금 더 작품 활동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찾은 것이었다. 이후 여러 번의 전시를 거치며 그의 작업은 의미 있는 변곡점을 지나 현재에 이르렀다. 금속이라는 재료의 거친 속성이 그대로 드러나는 초기의 작업은 어느 사이 기하학적이며 다양한 색감이 도드라지는 작업으로 변모했다. 단 하나 변하지 않은 사실은 그가 여전히 금속을 다루며 그 안에서 기법이나 내용, 형식, 주제의 변화를 꾀한다는 것이다. 그는 “철은 내 안으로 몰입할 수 있게 하는 재료”라고 말한다. 철을 다룰 때 자신 속으로 깊숙이 침잠하는 느낌이 좋아 끊임없이 자르고 붙인다.

 za / 철선드로잉 / 38x55(cm) / 2006

 empty / 아연강판에 우레탄도료 / 55x65x4(cm) / 2016

Connection


  양평의 작업실은 산과 논이 있는 한적한 시골 마을에 위치한다. 아스팔트로 단장한 도로가 비포장도로로 바뀌고, 길은 작업실...

April 24, 2018

 공간은 소중히 간직함도  내버리는 것도 아닌 ‘보관’의 의미를 갖고, 본인은 그것을 목격하는 사람들에게서 발생한 모든 새로운 (혹은 익숙해서 괴로운) 인상을 수집하며 그들의 수만큼 세계가 확장되도록 만들고자 한다, 어린아이들 사이에 소문이 퍼지듯. 그들은 언제든 서로의 위치를 바꿀 준비가 되어 있다. 그때 그때 다른 공간에 배치되고, 다른 아이와 맞붙어 길게 변하거나 오히려 짧아지기도 한다. 낯선 구석에 심긴 후 새로운 선을 그이기도, 반대로 잘라내어지기도 한다. 
 이것은 완결되지 못한 이야기이다.  사람이 언젠가 느꼈던 기시감, 기억의 재현, 알지만 모르는 아득한 컨텍스트들. 그 앞에 무슨 전제가 있었는지, 후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명시되지 않은 ‘어떤 맥락’이다. 분명치 않은 맥락의 틈새에서 방문자는 그의 기억과 경험에 따라 제각기 다른 유령을 본다.  그렇기 때문에 철저히 개인적으로 쓰였을 그 글과 그림들은 엄밀하게 완전한 일기는 될 수 없다, 도시괴담에 가깝다고 생각했다. 타자의 이해를 염두에 두지 않는 삭제와 재편집...

April 11, 2018

나의 작업 근간에서 미련처럼 떠돌고 있던 것은 언제나 ‘말’이었다. 말은 곧 타자가 있어야지만 성립된다. 그리고 “상해를 겪은 뒤 깨닫게 되는 것 중 하나는 나의 삶이 의존하는 사람들, 내가 알지 못하고 또 결코 알 수도 없을 사람들이 저기 밖에 있다는 점이다.” 라는 주디스 버틀러의 말과 같이 타자의 존재는 절대적인 공포일 수 밖에 없다. 내가 예측하거나 통제할 수 없는 말이나 생각, 혹은 살갗과 손톱, 액체와 고체 그 모든 것들이 어느 순간 돌연 나의 어떤 부분을 돌이킬 수 없이 파고들거나 바꿔버릴 수 있다는 사실. 저 밖에 그것들, 그 말들, 그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사실 말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렇게 사는 방법을 익혀야만 한다. 끊임없이 훼손당하고 침입당하고 상해를 입으면서 좁다란 통로를 통과하며 살아간다. 대부분의 경우 조금씩 깎여나가면서, 가끔은 스스로 어떤 부분을 잘라내기도 하면서. 그렇다면 작가로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그 깎여나간 부분과 훼손을 조망하는 것이다.

나는 지금까지 말과 관련된 작업을 주로 진행해왔다. 읽을 수 없는 글자,...

March 27, 2018

ArtSpace128 젊은 작가 지원전

육은경, 황윤정, 송다빈

Space128 젊은 작가 지원전은 공모를 통해 선정된 34세 미만의 젊은 작가들에게 공간을 개방하여 전시를 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매년 4월 즈음을 기준으로 진행될 예정이며, 2인에서 3인 정도를 지원한다. 장르나 주제의 제한은 없으며, 올해는 개인 포트폴리오를 통해 공모를 진행했다.

올해 전시 작가로 선정된 3인-육은경, 황윤정, 송다빈은 각각 페인팅, 영상, 설치 작업을 중심으로 작업을 진행중이며, 4.1-4.10 육은경전을 시작으로, 4.14-4.23 황윤정, 4.28-5.7 송다빈전이 진행된다.

첫 번째 전시 작가인 육은경은, 인간의 시각에서 벗어나 있는 존재들을 대상으로 작업한 HOUSE 연작을 선보인다. 불면증 및 악몽 등에서 비롯된 경험이 불러온 명명할 수 없는 존재들에 대한 인식은 사각의 캔버스 안에서 불특정한 형태의 선과 색으로 그려진다. 작가는 이 드로잉들이 그 존재들에게 잠시 머물다 갈 수 있는 집으로서 활용될 수도 있기를 바라며, 이 집들을 모아 마을’Villa...

Please reload

최근 게시물
Please reload

    대표자명 안권영 / 사업자등록번호 373-29-00059_128Studio

    Copyright © 2018 128Studio, All rights reserved.

    34916 대전광역시 중구 중앙로 112번길 46(대흥동) 2층

    2F, 46, Jungang-ro 112beon-gil, Jung-gu, Daejeon, 34916, Korea